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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숙소 저널

남해 독일마을 펜션 복층 다락방 객실의 낭만 뒤에 숨은 실상

남해 독일마을의 주황색 기와지붕만 보면 다들 대단한 낭만을 기대하며 들뜨곤 하는데, 솔직히 참 부질없는 짓이다. 요즘 사람들은 그저 사진 한 장 건지겠다고 다락방 객실을 덜컥 예약하지만, 왕년에 이 바닥에서 설계며 시공이며 숱하게 참견해 본 내 눈에는 고생길이 훤히 보인다. 어차피 말려도 예약할 테지만, 독일식 가옥 구조가 한국의 계절과 만나면 꽤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긴다. 예전에는 집을 지을 때 단열재 두께 하나까지 꼼꼼하게 따졌는데 요즘 건물들은 외관만 번지르르한 경우가 많아 한숨이 나온다.

독일마을 펜션들은 지붕 경사를 살려 복층을 만든 경우가 많은데, 공기의 대류 때문에 여름에는 아래층 에어컨 바람이 올라오지 않아 덥고 겨울에는 바닥만 차가워지기 십상이다. 목조 구조 특성상 벽체 모서리에 마감이 서툴면 결로가 생겨 구석에 곰팡이가 슬기도 한다. 옛날에는 하자를 잡으려고 벽지를 다 뜯어가며 고쳤지만 요즘은 대충 가구로 가려두는 곳도 있으니 참 답답한 노릇이다.

계단 경사도 문제인데, 공간을 아끼려고 사다리 수준으로 아찔하게 만든 곳이 허다하다. 짐을 들고 오르내리다 발을 헛디디거나 머리를 부딪치는 일도 예사다. 독일식 창호는 바람을 잘 막아주지만 크기가 작아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내부가 금방 퀴퀴해진다. 굳이 그런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고집을 이해하긴 어렵지만, 잠자리에 예민하다면 층고가 높고 넓은 단층을 선택하는 편이 허리 건강에 이롭다.

전망이 좋다는 이유로 결국에는 다락방 창가 자리를 찾아 들어가겠지만, 밤새 건조한 공기에 목이 칼칼해져 후회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예약 전에 복층에 개별 난방기나 전용 환기창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전화로 물어보는 수고라도 하길 바란다. 귀찮다고 그냥 넘겼다가는 피곤만 잔뜩 쌓아 올 테니, 내 잔소리가 귀에 거슬려도 한 번쯤 곱씹어 보는 것이 좋다.